배우 나탈리 포트만이 13살 나이에 겪었던 성폭력을 고백하며 할리우드의 ‘성적 테러리즘’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탈리 포트만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여성의 행진’ 행사에 연사로 나섰다. 그는 1994년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레옹’으로 데뷔한 이후 여러 차례 성희롱을 겪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포트만은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자에게 복수하기를 꿈꾸며 킬러와 친구가 되는 어린 소녀를 연기한 첫 영화 ‘레옹’ 현장에서 12살을 맞이했다”며 “그 캐릭터는 자신의 여성성과 목소리, 욕망을 동시에 발견하고 발전시킨다. 내 생애의 그 순간, 나 역시 나의 여성성과 욕망, 나만의 목소리를 발견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3살의 나는 영화가 개봉하고 내 작품, 내 예술이 사람들의 반응을 얻는다는 것에 몹시 들떠 있었다”며 “나는 흥분해서 내 첫번째 팬레터를 열어봤지만 한 남자가 나에게 쓴 강간 판타지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내 18세 생일을 카운트다운하며 내가 ‘합법적으로 잠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날’을 에둘러 꼽아보기도 했다. 영화 평론가들은 리뷰에서 내 봉긋한 가슴을 언급했다”고 폭로했다.
나탈리 포트만은 “어린 나이에 이런 일들을 겪은 뒤 키스신이 포함된 역할은 거절했고, 대신 학구적이거나 심각한 주제의 영화들을 선택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나는 내숭을 떨고 보수적이며 세상 물정 모르는 헛똑똑이라는 악명을 얻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13살 나이에 우리 문화로부터 내가 얻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내 신체를 감추고 세상을 향해 내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느꼈다. 나는 안전 속에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할리우드의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 Too)’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여성의 행진’ 행사는 미국뿐 아니라 런던과 파리, 시드니, 마드리드,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