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 박탈에 대해 항소 절차를 밟지도 못하게 되면서 안현수의 팬들이 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팬들은 가장 최근에 올라온 안현수의 게시물에 “정말 출전 불허인가요? 평창에서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말도 안 돼요” “오보이길 바라요”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하지만 그가 ‘맥라렌 리포트’에 연루돼 참가가 불가하게 된 것을 지적하며 “어떻게 된 일인지 공식 입장을 전해달라” “도핑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고 해명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러시아 국영 뉴스통신사 ‘타스’는 22일(현지 시간) 안현수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금지 소식을 보도했다. 러시아체육회는 다음 날인 23일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평창 출전 자격 박탈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 절차가 27일까지 진행된다”며 대상 선수 39명을 공개했다. 러시아체육회가 발표한 CAS 재판 대상자는 기존 28명에 11명의 ‘추가 대상자’를 포함한 총 39명이며, 안현수는 이 추가 대상자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안현수가 평창올림픽 출전 자격을 박탈당한 이유는 2016년 러시아의 국가적인 금지약물 복용 후원을 고발한 ‘맥라렌 리포트’에 연루됐다는 의혹 때문이다. 맥라렌 리포트는 캐나다의 법학자 리차드 막라렌이 러시아의 국가 주도적 도핑 사실을 폭로한 보고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맥라렌 리포트의 신빙성을 인정해 러시아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개인 자격 참가를 희망하는 러시아 선수는 도핑 문제에서 결백을 입증한 후 ‘러시아 출신 체육인’이라는 중립적인 이름으로 출전할 수 있다.
맥라렌 리포트에 기재된 선수는 올림픽 출전 자격이 영구적으로 박탈되는데, 러시아체육회는 대리인을 선임해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원하는 IOC 평생 징계자들에 대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항소를 돕고 있다.
영국 매체 ‘인사이드 게임’은 22일(현지 시간) CAS 재판 러시아체육회 측 변호사가 “(안현수가 맥라렌 리포트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진 것은) 예상하지 못한 정보”라며 “우리는 중재 요청을 위해 사전에 명단을 모두 파악했으나 안현수의 이름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체육회 대리인은 또 “올림픽 출전권 영구 박탈에 대한 CAS의 청문회가 22일 시작됐다. 이번 주 CAS는 우리 선수들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안현수를 현재 재판에 추가하여 참여시킬 시간적인 여유가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황상 안현수의 대회 출전 불가가 공개된 시점이 CAS 항소에 합류할 수 있는 마감 시한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동계올림픽 금메달 6개, 동메달 2개로 쇼트트랙 역대 최고 선수로 평가되는 안현수는 이번 결정을 뒤집지 못하면 ‘평생 참가권 박탈’로 올림픽 경력을 마치게 된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