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조코비치 꺾은 뒤 조용히 한마디… “캡틴, 보고 있나”

입력 2018-01-23 10:29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정현(22·세계랭킹 58위)이 세계랭킹 1위 출신의 노박 조코비치(31·세계랭킹 14위)를 꺾고 테니스 호주오픈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승리 후 정현은 부모님과 코칭스태프를 향해 큰절을 하고 방송 카메라 렌즈에 한마디 글귀를 적었다. ‘캡틴, 보고 있나.’

정현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날에도 별다른 세레머니를 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22일 조코비치를 꺾은 후에도 제스처가 큰 세레머니를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과 코칭스태프가 있는 자리를 향해 큰절을 올렸다. 그것이 정현만의 세레머니였다.

사진=JTBC3 캡처

정현은 인터뷰에서 “부모님, 형, 요넥스 라코스테 오클리 등 스폰서, IMG 매니저, 네빌 고드윈 코치를 포함한 모든 분께 드리는 감사 인사였다. 나를 위해 모든 가족이 희생해 왔지만 그동안 고맙다는 말 한 번 하지 못했다”며 “오늘처럼 멋진 경기장에서 멋진 승리를 하면 ‘큰절을 올려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절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현은 한국식 큰절 세레머니 외에도 중계 카메라 렌즈에 매직으로 “캡틴, 보고있나”라는 글을 적어 화제를 모았다. 정현이 밝힌 캡틴은 김일순 감독이었다.

정현은 “삼성증권 팀이 해체되고 감독님의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이렇게나마 위로해드리고 싶었다. 애교로 봐주셨으면 해서 재밌게 적어봤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테니스팀을 2015년 해단했다. 삼성증권배 국제대회 개최도 중단했다. 팀 해체 이후 가능성 있는 정현 선수만 지원하기로 결정해 추진했다. 김일순 감독은 삼성증권 테니스팀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정현은 24일 세계랭킹 5위 도미니크 팀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세계랭킹 97위 미국의 샌드그렌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안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