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女탈북민 2명 美 난민 입국… 트럼프 정부 들어 처음

입력 2018-01-23 10:24

탈북민 2명이 지난주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미 국무부 자료를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반이민·난민 정책을 펼쳐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탈북난민이 미국에 간 것은 처음이다.

미 국무부 난민입국현황 자료를 보면 탈북민 2명은 지난 18일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모두 10대 여성으로 현재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했다. 2006년 이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들어간 탈북민은 총 214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탈북난민의 미국 입국은 처음이다. 지난해 1월 12일 20대 여성이 탈북해 애리조나 주에 정착한 바 있다.

미국으로의 탈북난민이 줄어든 주된 이유로는 먼저 북한의 단속 강화가 꼽힌다. 워싱턴의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최근 VOA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한 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자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이 중국과의 국경 지역에 감시 카메라를 늘리는 등 단속을 강화해 탈북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난민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 세계 분쟁지역 난민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정책을 펴고 있고, 이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탈북민은 미 의회가 2004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따라 난민 지위를 얻은 뒤 미국에 정착할 수 있다. 미국에 정착한 지 1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5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받을 수 있다. 또 정착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약 8개월간 매월 일정 정도의 현금과 건강보험, 식품구입권 등을 제공받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