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과연 공정한 사회인가?’
이 질문에 19~24세 청년 10명 중 6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13~18세 청소년도 47%가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을 내놨다. ‘공정’은 최근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논란의 배경이 됐던 가치다. 땀 흘려 준비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기회를 남북 교류를 위해 박탈하는 건 ‘공정하지 않다’는 청원이 청와대에 쇄도했다. 이런 여론을 주도한 건 젊은 층이었다.
◇ “한국은 공정하지 않다”
여성가족부는 23일 ‘2017 청소년 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9~24세 국민의 삶과 생각을 파악하는 조사였다. 20대까지 ‘청소년’ 범주에 넣었지만 19~24세는 통념상 ‘청년’에 더 가깝다. 여가부도 조사 결과를 분석하며 13~18세와 19~24세를 분리해 다뤘다.
‘우리 사회는 대체로 공정한 사회다’라는 조사 항목에서 19~24세 청년 59%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지 않은 편”이 51.6%, “매우 그렇지 않은 편”이 7.4%였다. 13~18세 청소년은 “그렇다”는 응답이 52.8%로 더 많았다. 하지만 절반 가까운 나머지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답변을 택했다.
19~24세에서 ‘우리 사회는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56.7%,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라고 답한 건 58.5%였다. 13~18세에서는 두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각각 55.7%와 64.8%였다.
이 같은 ‘사회관’을 토대로 한국 사회에 대한 ‘신뢰도’를 도출한 결과 10점 만점에 5.38점이었다. 여가부는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중위값인 5점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2008년의 신뢰도 점수는 4.18점이었다.
◇ “결혼, 필요를 못 느끼겠다”
이번 조사 대상자의 절반은 결혼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혼을 하면 꼭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답변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체 응답자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답한 비율은 49.0%였다. 2010년의 28.8%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은 51.0%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은 필수”라고 생각하는 여자 청소년은 44.7%에 머물러 남자의 56.7%보다 12.0%포인트나 낮았다. “결혼 후 아이를 꼭 가질 필요는 없다”는 응답은 46.1%였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중 10명 중 8명(82.9%)은 최근 1년간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70.8%)보다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다만 사교육을 받는 청소년의 주당 사교육 시간은 9시간26분으로 6년 전보다 20분이 줄었다. 평일 저녁식사 이후 청소년 41.7%가 학원 및 공부, 방과 후 학교와 자율학습 등 ‘공부’를 하며 지낸다고 답했다.
대도시 거주 청소년들은 학습활동을 하는 비율(45%)이, 중소도시와 농산어촌 청소년들은 TV나 비디오 시청, 인터넷(게임), 휴식을 취하는 비율(중소도시 48.9%, 농산어촌 49.2%)이 높았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