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역서 화형식한 보수단체 수사 착수

입력 2018-01-23 01:34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역에 도착한 22일 역 앞 광장에서 미신고 집회를 열고 시위를 벌인 보수단체 대한애국당 회원 50여명의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집회에서 인공기와 한반도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등을 불태우며 집회시위법을 위반한 혐의다.

앞서 대한애국당은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사실상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민국 정체성이며 상징인 태극기를 없애고 국적불명 한반도기를 등장시키고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 훈련을 한다는 건 강원도민, 평창 주민의 땀과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려는 의도”라고 했다.

이들이 한반도기와 김 위원장 사진, 인공기 등에 불을 붙여 화형식 퍼포먼스를 벌이자 경찰이 소화기로 제지했다. 화형식은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서울역을 떠난 뒤 거행됐다. 경찰은 “신고 없이 집회를 연 경우 주최자를 처벌하게 돼 있다”며 “주최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 확인하고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집시법 위반 혐의만 보고 있지만 향후 조사 과정에서 명예훼손 등 추가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현 단장이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을 방문했을 때도 태극기를 든 시민 10여명이 마이크를 들고 “현송월은 북으로 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