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올림픽에서 북한과 함께 해야 한다면 조금씩 양보를 해서 최선의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정부에 화를 낼 시간도 없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새러 머리 감독이 남북 단일팀을 이끌게 된 심경을 밝혔다.
머리 감독은 22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빙상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단은 처음 북한 선수들이 참가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우리 선수들이 참가 못할까봐 걱정이 많았다. 12명이 아니라 결국 3명이 뛰게 돼 조금 기분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략적인 부분보다는 팀을 어떻게 하나로 묶을 수 있을지, 팀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팀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우리 선수들과 하나의 목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오면 미팅을 진행한 뒤 플레이북을 짤 방침이다. 아직 북한 선수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임시 명단을 만들거나 선수를 어떻게 기용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머리 감독은 “일단 우리 대표팀 1~3라인은 몇 년 동안 같이 뛰어서 호흡이 좋다. 북한 선수들은 4라인으로 투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없다. 이왕 같이 하게 됐으니 가능한 빨리 와서 연습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머리 감독은 한국 여자 대표팀의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고려해 특별 영입된 인물이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단일팀이 추진되면서 선수 기용 권한에 제약이 생겼다. 사령탑으로서 충분히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머리 감독은 “감독으로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을 선택하고 싶다.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도 따르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감독으로서 내가 전략적인 부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머리 감독은 “나보다는 우리 선수 중 3명이 못 뛰는 것에 대해 걱정이 크다. 그래도 선수들에게 상황을 좋게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