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내가 죽으면 엄마가 돌아오겠죠?” 中 네티즌 울린 백혈병 어린이 편지

입력 2018-01-22 16:42 수정 2018-01-22 16:43
울고 있는 자예(7)와 그의 손편지. 봉황망



“아빠, 오늘 아빠가 우는 거 봤어요. 너무 슬퍼요. 저를 치료하기 위해 많은 돈을 쓴 거 알아요. 집에 돈도 없어졌죠. 엄마도 떠나 버리고...이게 다 저 때문이에요. 제가 떠나면 엄마도 돌아오고 아빠도 예전처럼 행복해 지겠죠. 더 이상 치료받고 싶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가면 안되요?”

중국 헤이룽장성 자무쓰 인근 작은 마을에 사는 일곱살 장자예양은 2016년 5월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1년여 치료를 받는 동안 치료비만 59만 위안(약 9850만원)이 들었고 그 사이 자예의 집은 빚더미에 앉았습니다. 견디다 못한 엄마는 지난해 7월 집을 나갔고, 이후 소식이 끊겼습니다. 아빠는 그래도 딸의 치료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며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런 아빠를 보는 자예는 모든 게 다 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자기의 치료를 포기하라고 그리고 아빠만이라도 예전처럼 행복해지라고 손편지를 씁니다.

자예의 손편지. 봉황망

지난해 9월 자예의 눈물나는 편지가 인터넷에 올려진 이후 감동한 네티즌들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0만 위안이 모였습니다. .

자예와 아빠 장밍량. 봉황망


자예와 아빠 장밍량. 봉황망

한 네티즌은 “자예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내 눈물을 흘렸다. 많은 사람들이 자예 아빠의 통장 잔고를 알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고 전습니다. 네티즌들은 또 중국의 의료 체계가 가난한 사람들의 도움이 되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 네티즌은 “자녀의 고통을 보는 부모의 심정이 어떻겠느냐”며 “가난 때문에 치료를 못한다면 더욱 절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예는 현재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빠 장밍량은 “자예와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