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선생님은 ADHD 학생들에게 모래조끼를 입혔나

입력 2018-01-23 11:00
가디언 홈페이지 캡쳐

독일 학교 수백 곳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학생들에게 모래조끼를 입혀와 논란이다. “강제로 아이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주장에 학교 측은 주의력 상승과 돌발 행동 통제에 용이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독일 학교 약 200곳이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무게 1.2kg~6kg짜리 모래조끼를 입히고 있었다. 학교 측은 착용 시간이 30분 내외지만 무거운 조끼 덕분에 수업시간에 다른 돌발행동을 못하는 등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이라며 앞으로도 조끼를 입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함부르크 한 학교 관계자는 “아이들은 스스로 조끼를 입고 싶어 한다”며 “강제로 조끼를 입힌 적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 입장도 크게 갈린다. 한 학부모는 “모래조끼를 입히지 말라”며 “아이에게 ‘너는 아프니까 이걸 입어야 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또한 “모래로 가득 차 무거운 조끼는 성장에도 해가 될 수 있고 자칫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다른 학부모는 “9살 아들은 3년 동안 2kg짜리 조끼를 입어왔다”며 “조끼 입는 동안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어서 수업에도 집중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들은 아무 강요 없이 조끼를 스스로 입었다”면서 아이들 역시 원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조끼가 모든 ADHD 아동에게 효과 있는 것처럼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함부르크 한 청소년 심리상담가는 “모래조끼가 도덕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지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한다”면서 “모든 아동에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일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또한 “아이들을 학교생활에 맞춰 통제하고 조정하기 보다 아픔을 생각하고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교육당국 관계자는 “모래조끼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조끼가 ADHD 완화에 좋다는 어떠한 연구결과도 없다”고 비난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