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카불 호텔에서 20일(현지시간) 발생한 인질극으로 최소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30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 최종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장 괴한 4명은 이날 오후 9시쯤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터컨티넨탈 호텔 주방문을 통해 잠입했다. 직원과 투숙객을 인질로 삼고 군과 대치하며 장시간 교전하는 과정에서 호텔 3~4층에서 불이 나기도 했다. 공식 사망자 숫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로이터통신은 “사망자가 30명이 넘으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아프간 공식 언어 파슈토어를 사용하는 괴한이 “여기 있는 사람들을 산 채로 내버려두지 마라. 총으로 쏴 모두 죽여라”라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현재 현지 매체를 통해 확인된 외국인 사망자 14명 중 11명은 아프가니스탄 민간항공사 캄에어 직원으로 알려졌고 그 중 1명은 카자흐스탄 국적 시민이었다. 아프간 국적 사망자 중에는 지방 관료 1명도 포함됐다. 인질극이 벌어지던 당시 이 호텔에서 전국 34개주 관료가 참여하는 정보통신부 주재 컨퍼런스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소행으로 추정된다.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이메일을 통해 “호텔 공격은 18일로 계획했으나 결혼 일정이 잡힌 것을 확인한 뒤 민간인 희생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20일로 연기했다”면서 “카불 인터컨티넨탈 호텔 공격으로 외국인 침략자와 그들의 꼭두각시 10명이 죽었다”고 덧붙였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주말 사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호텔에서 무장괴한 인질극이 발생해 최소 18명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아프간이나 다른 나라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슬퍼한다”면서 “살해당한 사람들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2011년에도 탈레반은 같은 아프간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공격한 바 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