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대답 없이 미소만… 국정원 직원 “불편해 하신다” 질문 차단

입력 2018-01-21 14:32 수정 2018-01-21 14:44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1일 강원도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연장 점검을 위해 서울, 강원도 강릉을 둘러봤다. 남색 코트, 털목도리, 핸드백, 하이힐로 세련미를 발산했고 긴장한 표정 속에 틈틈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리 취재진의 질문엔 미소로만 대답했다.

현 단장과 북한 예술단 점검단 일행은 21일 오전 8시57분 경의선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 오전 9시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남측 버스로 환승했다. 일행을 태운 버스는 오전 10시20분쯤 서울역 광장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현 단장은 김일성 전 북한 국방위원장에 의해 결성됐던 왕재산경음악단 소속 가수였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와 다르게 현 단장의 분위기는 서구적이었다. 서울의 정취와 어울리는 세련미를 한껏 발산했다. 남색 코트를 입고 털목도리를 둘렀으며 발목을 살짝 덮은 검은색 하이힐을 신었다. 오른손엔 갈색 핸드백을 들었고, 왼손 약지엔 반지를 끼웠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북한 예술단 점검단이 21일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국사무소를 통해 방남하고 있다. 통일부 제공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21일 서울역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

현 단장 일행은 곧바로 서울역 승강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30분쯤 강원도 강릉행 KTX에 탑승했다. 열차는 오전 10시50분쯤 출발, 2시간여 뒤인 낮 12시45분쯤 강릉역에 도착했다. 서울역과 강릉역에서 만난 남측 기자들로부터 방남 소감, 일정 지연 사유 등 여러 질문을 받았지만 일절 답하지 않았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옅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현 단장 일행과 취재진의 접촉을 통제하는 경찰 병력은 강릉역 통행로에 늘어섰다. 현 단장의 이동 과정에서 경호를 맡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불편해 하신다”며 기자들을 잡아 끌어 저지하며 질문을 차단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 단장 일행은 삼지연관현악단의 평창동계올림픽 공연 일정 및 내용을 협의할 목적으로 남측에 넘어왔다. 남북은 앞선 실무접촉에서 북한 예술단 140여명의 올림픽 기간 중 서울, 강릉 공연을 합의했다. 현 단장은 가수 출신으로 북한 문화예술계를 이끌었던 자신의 안목으로 직접 우리 공연장을 살피고 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구상하고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 일행의 방남 일정은 1박2일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