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이민지 선수가 자신의 SNS에 여자 아이스키 남북단일팀 결성에 대해 장문을 글을 남겼다. 해당 게시글이 논란이 되면서 이 선수의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 선수는 20일 인스타그램에 “어제까지 올림픽이라는 큰 꿈을 함께 꾸며 땀 흘려왔던 선수로서 지금 여자 아이스하키팀에게 닥친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바뀌지 않을 현실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수들에게 정확하지 않은 뉴스기사만 보고 욕을 하는 사람들마저 생기고 있어 지금은, 이제는 잃을 것이 없는 제가 목소리를 내볼까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8일 평창 올림픽 본선 출전 선수를 확정했으며 이 선수는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이 선수는 “선수에게는 게임을 뛰는 1분 1초가 소중한데 단 몇분이라도 희생하는 게 어떻게 기회 박탈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며 “심지어 아예 벤치에 들어가지도 못하는 선수들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수들이 이 상황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게 내가 될 수도 있는데”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선수의 발언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단일팀 질문에 대해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도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 듣고 있다”고 답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 총리는 또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이 있진 않다”고 말한 뒤 19일 해당 발언에 대해 “제 발언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공개적으로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선수는 “상황이 많이 안 좋아서 오해하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저희 편에 서서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만이라도 저희 여자아이스하키팀을 응원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글이 인터넷을 타고 퍼지자 일각에서는 이 선수를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다. “자력출전권도 못 땄으면서 경솔하다” “자격지심이다” “노력해서 랭킹 22위냐” “단일팀 아니었음 출전도 못할 성적이다” 등 부정적인 반응의 댓글이 주를 이루었다. 현재 이 선수의 SNS는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된 상태다.
한편 김기홍 평창조직위원회 사무처장은 20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 회의’를 통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 북한 선수 12명이 대표팀에 가세하되 경기에는 3명만 출전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로써 남북단일팀은 남한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을 더해 총 35명의 엔트리를 확정지었다. 그러나 경기 출전인원은 22명으로 변함이 없기 때문에 최대 4명의 남한 선수는 엔트리에 포함돼 있더라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