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방남했다. 가수 출신으로 북한 문화예술계를 이끌었던 자신의 안목으로 직접 남측 공연장을 살피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무대를 구상하고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현 단장과 북한 점검단 일행은 21일 오전 8시57분 경의선 육로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오전 9시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에 도착해 다른 차량으로 환승했다. 현 단장 일행을 태운 버스는 오전 10시20분쯤 서울역 광장에 도착했다.
현 단장은 다소 경직됐지만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버스에서 내렸다. 남색 코트를 입고 털목도리를 둘러 세련미를 과시했다. 현 단장 일행은 곧바로 서울역 승강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30분쯤 강원도 강릉행 KTX에 탑승했다. 열차는 오전 10시50분쯤 출발했다.
현 단장 일행은 삼지연관현악단의 평창동계올림픽 공연 일정 및 내용을 협의할 목적으로 남측에 들어왔다. 남북은 앞선 실무접촉에서 140여명의 북한 예술단이 올림픽 기간 중 서울, 강릉에서 1차례씩 공연하기로 합의했다. 현 단장 일행은 1박2일 간 공연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 단장도 가수 출신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전 국방위원장에 의해 결성됐던 왕재산경음악단 소속이었다. 1995년 ‘장군님과 해병들’을 부른 가수로 얼굴을 알렸다. 다소 과한 장식의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불렀던 현 단장의 당시 모습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현 단장은 1972년생으로, 당시 나이는 23세였다. 지금은 46세다.
현 단장은 북한 내부에서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10월 노동당 중앙위원 후보위원까지 올랐다. 그를 둘러싼 소문도 무성했다. 파격적인 출세 가도에 ‘김 위원장이 리설주와 결혼하기 전부터 만났던 과거의 애인’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2013년에는 ‘현 단장이 음란물 제작에 연루돼 총살됐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현 단장이 2014년 5월 북한 전국예술인대회에 나타나면서 ‘총살설’은 일축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