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故) 백남기씨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만화가 윤서인씨, MBC 김세의 기자, 장기정 자유청년연합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웹툰 작가 윤씨는 백남기씨 사망 이후 백씨의 둘째딸인 백민주화씨가 휴양지로 휴가를 떠났다며 “아버지는 중환자실 침대에, 나는 휴양지 리조트 썬베드에. 그냥 조금이라도 상식적이었으면”이라는 글을 담은 만화로 그려 자유경제원 사이트에 게재했다. 윤씨는 19일 SNS를 통해 “정권 바뀌니까 바로 시작된 고소고발”이라며 “난 아무 잘못이 없다. 왜냐하면 아무 잘못이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단순한 과장의 정도를 넘어선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MBC 김세의씨 역시 백민주화씨가 부친이 위독한 상황에서도 휴양지로 휴가를 떠나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장 대표는 “백씨 가족들을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고발하겠다”는 글을 올려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장 대표는 백씨 가족들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고, 백씨 가족들은 장 대표를 무고로 고소했다. 검찰은 살인과 무고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백씨의 가족은 장기간의 연명치료가 백씨에게 고통만 줄 뿐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의료진과 협의해 혈액투석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민주화씨는 휴양 목적이 아니라 시댁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발리로 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백씨 측은 검찰에서 “새로 태어난 아이 세례식을 위해 가족들과 함께 시댁 형님 친정인 발리로 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백남기씨는 2015년 11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이 쏜 물 대포를 맞고 쓰러져 투병 끝에 2016년 9월 25일 숨졌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