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주인 찾습니다” 일주일 넘게 그대로 천원 2장

입력 2018-01-20 05:00
왼쪽은 기사와 무관한 사진. 오른쪽은 경기도 동탄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붙은 쪽지와 2000원. 게티이미지뱅크, 독자 제보


살면서 한 번쯤은 길에서 돈을 줍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큰돈이라면 몰라도 동전이나 1000원짜리는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기 마련이죠. 주인을 찾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떨어진 1000원짜리 두 장의 주인을 찾아준 이야기가 있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대학생 최서연씨가 국민일보 [아살세]에게 메일로 알려준 훈훈한 사연입니다. 경기도 동탄에 사는 최서연씨는 지난 연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돈이 붙은 A4 용지 한 장을 보게 됩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누군가 손글씨로 쓴 ‘분실물 찾기’ 공지였습니다. 분실물은 1000원짜리 2장. 돈을 주웠던 시간과 함께 “주인이 누군지 모르니 엘리베이터에 붙여둔다”는 글이 적혀있었습니다.



최서연씨는 두 번 놀랐다고 했습니다. 적은 돈이라고 생각해 그냥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던 주민에게 한번, 어린 학생들도 많이 사는 동네라서 누군가 욕심부린다면 그냥 떼어갈 수도 있을 법한데 2000원이 꽤 오랫동안 그 자리에 붙어있었던 것에 또 한번 그랬답니다.


2000원은 일주일 넘게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최서현씨는 19일 국민일보 [아살세]와의 통화에서 “적은 돈을 주우면 ‘횡재했다’면서 가져갈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면서 “돈을 주워 붙여놓은 주민이 너무 멋있다”고 했습니다. 보름이 더 지난 지금은 2000원을 누군가 떼어갔다고 하네요. 아마 주인이 찾아갔겠죠?

최서현씨말고 다른 주민도 이 분실물 찾기 공고문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했습니다. 종이에는 ‘저희 아파트 너무 좋아요’ ‘누구인지 굉장히 멋지십니다’ 같은 손글씨가 남겨져 있었다고 하네요. 저희도 같은 마음입니다. 정말 멋지십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