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단일팀’에 돌아선 2040… 文대통령 지지율 ‘67%’

입력 2018-01-19 15:22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올해 처음으로 60%대로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9일 공개됐다. 가장 크게 작용한 하락 요인은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논란이었다. 연령대별 지지도 하락률은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두드러졌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남한 선수들에 대한 기회 박탈” “공정하지 못한 끼어들기”로 인식하는 여론이 지지율 하락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16~18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잘한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67%로,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갤럽 조사 기준으로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60%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넷째 주 조사(65%) 이후 16주 만이고, 올해는 처음이다. 부정평가는 7%포인트 늘어난 24%를 기록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국정수행 긍정평가 하락율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던 40대 이하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주와 대비해 40대에서 9%포인트, 30대에서 7%포인트, 20대에서 6%포인트가 하락했다. 부정평가 이유로 ‘과거사 들춤·보복 정치’(21%),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9%), ‘북핵·안보’(8%)등을 꼽았다.

특히 새로 등장한 부정평가 이유 중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답변이 5%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일부 공정성 시비가 불거지면서 2030세대가 문 대통령 지지를 철회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지율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다. 40대 이하, 특히 20~30대 젊은 층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였던 연령대다. 문재인 대통령의 든든한 ’지지기반’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창올림픽 남북 교류 문제에서 이렇게 강고하던 지지기반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가 중시하는 ‘가치’가 과거와 달라져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의 좋은 단초”로 인식하지만, 이들은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상황”으로 이해했다. ‘국가가 먼저냐, 개인이 먼저냐’의 문제에서 ‘개인’을 택하는 인식이 그만큼 사회 저변에 확산돼 있음이 여론조사에도 반영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선 또 젊은 연령일수록 재테크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선호했다. 가장 유리한 재테크 방법을 물은 결과 ‘땅·토지’(27%) ‘아파트·주택’(23%) 등 응답자의 50%가 부동산을 골랐다. 그외 ‘은행 적금’은 23%를 기록했고, 주식과 암호화폐(가상화폐)는 각각 5%였다. 암호화폐 선호도는 20대가 11%, 30대 7%, 40대 4%, 50대 2%로 나이가 어릴수록 높아졌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 응답자 24%는 ‘잘하고 있다’, 34%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42%는 의견을 유보했다.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46%가 ‘오를 것’, 19%는 ‘내릴 것’, 23%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자세한 사항은 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