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인 황소 잡기’ 잘리카투 경기 중 5명 사망·72명 부상

입력 2018-01-18 10:03

‘황소 길들이기’라고 불리는 인도 전통 투우 ‘잘리카투’ 경기 도중 77명 사상자가 발생했다. 영국 BBC는 1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잘리카투는 황소에게 술을 먹인 후 달리는 황소의 뿔이나 혹을 참가자가 맨손으로 잡아 제압하는 경기다. 기원전 4세기 농작물 경작을 위해 황소를 길들이던 것에서 비롯됐다. 경기는 주로 신년과 추수절이 겹치는 1월 15일 전후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에서 펼쳐진다. 올해도 지난 14일 개최됐으나 경기 도중 관람객 3명을 포함한 5명이 숨지고 72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잘리카투는 스페인의 투우와는 달리 황소가 살해되지 않으며 참가자는 어떤 무기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시합 전 황소에게 술을 먹이고 눈을 찌르거나 고춧가루를 뿌리기에 동물학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뉴시스

결국 2014년 인도 대법원이 금지했지만 지난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다시 허용됐다. 당시 주민들은 잘리카투를 전통 스포츠로 봐야 한다며 경찰서를 공격하고 경찰차와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우리 문화에 필수적인 스포츠다” “외부인들이 오해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하며 잘리카투를 지역 문화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격렬한 시위 끝에 타밀나두 주 의회는 잘리카투가 동물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동물학대방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