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광주 도심에서 경찰이 실탄 쏘며 차량 절도범과 추격전

입력 2018-01-18 09:15
‘탕! 탕!’

한밤중 광주 도심에서 미국 헐리우드 갱스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경찰과 범죄자 간 추격전이 벌어졌다.

경찰이 실탄 사격을 하며 도난차량을 추격하는 실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광주 광산구 하남동 대형마트 인근에 주차한 에쿠스 승용차를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것은 17일 오후 7시40분쯤.

승용차 주인 A(55)씨는 “잠깐 용무를 보기 위해 차를 세운 뒤 돌아와 보니 차가 사라졌다”며 경찰에 휴대전화를 걸었다.

열쇠를 승용차에 그대로 꼽아둔 채 자리를 잠시 비운 게 화근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간선도로 등의 CCTV를 검색하고 인근도로의 검문을 강화했다.

3시간 가까이 현장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날 밤 10시 20분께 인근 도로에서 도난차량을 찾아냈다.

경찰의 순찰차가 접근하는 낌새를 차린 용의자 조모(36)씨는 황급히 승용차를 몰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정차요구를 묵살한 채 도주를 계속하자 타이어에 실탄을 2발을 쐈다.

실탄이 자동차 뒷부분에 명중해 티이어가 파열됐지만 조씨는 하남산단 도로 일대를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며 계속 달아났다. 조씨는 5km를 도주한 끝에 검문 중이던 경찰차 3대와 지구대 경찰관 1명을 친 뒤 밤 10시 30분쯤 하남산단 6번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로 인해 경찰관 1명은 다리뼈가 부러졌다.

검거 당시 조씨에게서는 술 냄새가 풍겼다. 경찰의 측정결과 조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넘는 0.212%였다.

절도 등 전과 20범인 조씨는 경찰에서 “부부싸움 끝에 아내가 가출한 데 대한 화풀이로 소주 3병을 마시고 차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씨가 경찰관을 차로 치어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게 한 점 등을 토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