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늘은 하루 종일 짙은 회색빛이었다. 강추위가 물러나면서 시작된 미세먼지의 습격은 17일 절정을 이뤘다. 미세먼지 상황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는 ‘최악’이라는 문구와 함께 방독면을 쓴 캐릭터가 등장했다.
마포대교 위에서 고개를 아무리 이리저리 돌려봐도 온 통 희뿌연 모습뿐이었다. 남산에 오르자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숨이 막혔다. 평소 서울의 모습은 오간 데 없고 낯선 잿빛 도시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외국 관광객들은 희뿌연 도시를 신기해하며 사진으로 담았다.
외국인 눈에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전 잠깐 하늘이 푸른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구름 아래로는 미세먼지가 가득 차 있다.
서울시는 올 들어 두 번째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출퇴근 시간에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고 공공주차장을 폐쇄했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야외활동 자제를 목적으로 서울광장 스케이트장도 운영을 중단했다. 이런 다양한 노력을 비웃듯 18일도 미세먼지 습격이 예고됐다.
미세먼지 문제는 단순히 하루 이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맑은 하늘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지훈 기자 da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