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사와 관련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30분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검찰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되고있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 괴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며 “지금 수사를 받고있는 우리 정부의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다. 저의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은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물어달라는 것이 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과 관련 이날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꼽히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했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기획관과 김 전 비서관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측근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입장 표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턱밑까지 다가온 검찰의 수사에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성명을 발표하던 중 여러 번 헛기침을 하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