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적자 최대치 경신…‘중국 김치’에 밀린 ‘한국 김치’의 굴욕

입력 2018-01-17 11:29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에 한국의 김치 무역적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치 종주국’에 굴욕적인 기록이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무역적자는 전년보다 11% 많은 4728만5000달러(약 503억원)로 집계됐다. 무역적자가 500억원을 돌파하기는 처음이고, 관세청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무역수지뿐 아니라 수출입 중량격차도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연간 김치 수입량은 27만5631t으로 수출량(2만4311t)보다 10배 이상 많았다. 특히 수입량의 99%는 저렴한 중국산이 차지했다.

김치 무역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00년까지만 해도 7864만5000달러 흑자였던 김치 무역수지는 중국산 김치에 자리를 빼앗기며 흑자 규모가 점차 감소했다. 급기야 2006년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 중국 식품안전 이슈가 잇따라 터지면서 2009년 반짝 흑자를 기록했다가 현재까지 줄곧 마이너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외식 및 급식 업소에서 중국산 저가 김치를 이용하면서 수입규모가 수출규모보다 커지고 있다. 10년간 김치 수입량은 2007년 21만8910t에서 2017년 27만5631t으로 26% 급증했다.

이런 현상은 중국산 김치의 저렴한 가격 탓이다. 국내산 김치 수출단가(2016년 기준)는 1㎏당 3.36달러인 데 비해 수입 단가는 ㎏당 0.5달러에 불과하다. 수출단가는 2007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수입 단가는 0.5달러 전후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 수출이 계속 감소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엔저 현상과 일본 경기 둔화, 인구 감소에 의한 소비량 감소, 한·일 관계 악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홍콩, 대만, 호주 등 다른 국가로의 김치 수출은 증가해 수출 감소폭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