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하는 남자’ 17만명, 역대 최고… 성 고정관념 깨졌다

입력 2018-01-17 10:49
게티이미지뱅크

성 역할 고정관념이 무너지면서 ‘주부 남성’ 수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성이 바깥 일을 하고 남성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가정이 늘어난 것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가사를 하는 남성은 모두 17만명으로 집계됐다. 기준을 새로 정립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2003년 10만6000명을 시작으로 2015년 15만명을 기록한 뒤 2016년 16만1000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7만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다다랐다.

통계청은 초등학교 입학 전 미취학 아동을 돌보기 위해 집에 있는 이를 ‘육아’로 구분하고 그 밖의 집안일을 ‘가사’로 분류하는데 특히 가사를 전담한 남성의 증가폭이 컸다. 단, 남편이 집안일을 돕거나 육아휴직을 한다 해서 가사나 육아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바깥에서 일하지 않고 집을 돌보는 일만 하는 이들에 한해 관련 통계에 포함시킨다.

가사활동에 전념하는 남성은 16만6000명이고, 육아를 맡은 남성은 4000명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육아를 전담하는 남성은 2015년 8000명, 2016년 7000명, 작년 4000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가사만 하는 남성은 2015년 14만2000명, 2016년 15만4000명, 작년 16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여성은 작년 694만5000명을 기록해 4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남성과 정반대 추세다. 2014년 714만3000명으로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고 난 후 2015년 708만5000명, 2016년 704만3000명, 작년 694만5000명으로 계속해 감소했다. 육아·가사 여성 수가 600만명대로 되돌아간 것은 8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고령화’를 원인으로 분석했다. 은퇴 후 일하지 않고 집에 있는 남성이 가사를 전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작년 상반기 30대 여성 고용률은 59.2%로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99년 이래로 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