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과 싸우면서도 숨이 다할 때까지 여동생 생각밖에 없던 9살 소년의 사연이 전해져 누리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는 11일 희귀 암 말기 판정에도 곧 태어날 여동생의 이름을 지어주겠다며 삶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오빠 베일리 쿠퍼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 9월 영국 브리스톨에 사는 베일리는 비호지킨림프종(Non-Hodgkin lymphoma) 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비호지킨림프종은 림프 조직에 생기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희귀 암에 속한다.
말기 암을 진단 받고 얼마 가지 않아 종양 덩어리는 베일리의 가슴과 폐, 간, 복부 등으로 빠르게 전이됐다. 하지만 베일리는 끝까지 암과 맞서 싸워야만 했다. 곧 태어날 여동생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들의 바람대로 엄마 레이첼 쿠퍼(28)는 지난해 11월 딸을 낳았다. 베일리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동생에게 ‘밀리’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레이첼은 “아들이 이토록 오랫동안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의사들도 베일리가 동생을 보기 전에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아마 베일리는 동생 밀리와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베일리는 많이 힘들었을텐데 갓 태어난 동생을 성심성의껏 보살폈다. 목욕도 시켜줬고 기저기를 갈아주거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베일리는 동생을 만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난달 24일 숨을 거뒀다. 그의 부모는 “힘든 치료를 버텨줘서 고맙다”며 “이제 가야할 시간”이라고 작별 인사를 했다. 베일리는 “제가 죽고 엄마 아빠가 울 수 있는 시간은 딱 20분이에요. 동생을 돌봐야 하잖아요”라며 눈을 감았다.
베일리의 장례식은 6일 치러졌다. 베일리의 아빠 리 쿠퍼(30)는 “아들은 자신의 장례식날 몇가지 물건을 준비해 달라고 부탁했다. 대부분 자신은 가져본 적 없는, 어린 동생들을 위한 것들이었다”며 “베일리는 죽는 순간까지 가족들을 생각했다”고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전형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