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H&M는 최근 흑인 아동 모델에게 인종차별적 문구가 적힌 옷을 입혀 공분을 샀다. 흑인 소년이 착용한 초록색 후드 티셔츠에는 ‘정글에서 가장 멋진 원숭이’라고 쓰여있었다. H&M은 문제의 사진과 제품을 모두 폐기하겠다고 사과했지만 남아프리카 현지 점포들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공격을 받는 등 여전히 분노가 거세다.
흑인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방법으로 H&M 사태에 목소리를 냈다. 논란이 불거진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예술가들이 새롭게 창조한 흑인 소년의 모습이 하나 둘 늘었다. 예술가들은 흑인 소년이 입고 있는 의류에 ‘정글의 왕’ ‘나를 왕이라고 불러라’ ‘세계의 왕’ 등의 문구를 새겼다. 소년의 머리에는 왕관을 씌우고 등 뒤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했다.
이들은 분노와 상처, 논란으로 기억될 초록색 후드 티셔츠를 아름다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9만여명의 팔로어를 가진 예술가 크리스 클래식은 자신의 작품을 올리며 “그 티셔츠를 입은 젊은 왕의 얼굴을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만들었다”고 썼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