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 故김주혁 “즐거웠던 촬영, 모든 게 기억에 남아”

입력 2018-01-15 14:22
영화 '흥부' 속 김주혁의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깊은 울림을 주는 연기와 소탈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사랑받은 배우 김주혁. 그가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이하 ‘흥부’)로 돌아온다.

‘흥부’는 김주혁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사극.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극 중 김주혁은 조선의 희망을 꿈꾸며 부모 잃은 아이들과 백성을 돌보는 조혁을 연기한다. 조혁은 피폐해져 가는 삶으로 힘든 백성들을 위해 한없이 희생하며 따뜻하다가도 권력과 불의 앞에선 누구보다 강단 있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권력에 눈이 멀어 조선을 삼키려는 정반대의 형 조항리(정진영)가 있다. 남보다 못한 이들 형제는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의 소설 속 주인공으로 그려진다. 난세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조혁은 풍자와 해학을 담아낸 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생전 인터뷰에서 김주혁은 “항상 즐겁게 작업해 모든 장면이 다 기억에 남는다. 특히 처마 위에 올라가 촬영한 장면에서는 마치 내가 조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기존의 ‘흥부전’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다. 뭉클하면서도 통쾌함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주혁은 데뷔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활약해 왔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에서 대통령의 딸을 사랑한 말단 형사의 로맨스 연기로 주목 받은 데 이어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10년 동안 한 여자만 사랑하는 순박한 광식 역으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내가 결혼했다’에서는 사랑을 나눠가질 수 없는 남편 덕훈으로, ‘방자전’에서는 춘향을 탐하는 방자로, ‘비밀은 없다’에서는 욕망과 부성애를 오가는 비정한 정치인으로 매번 완벽한 변신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해 1월 개봉한 ‘공조’에서는 강렬한 악역 연기를 보여주며 영화로 첫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런 김주혁이 선보이는 새로운 캐릭터가 여기에 담겼다. ‘흥부’는 2월 설 개봉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