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신작 ‘리틀 포레스트’에 영화 팬들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임순례 감독은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틀 포레스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루는 요즘, 관객들에게 편안하고 기분 좋은 휴식 같은 영화를 선물하고 싶어 연출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원작자 이가라시 다이스케는 ‘해수의 아이’로 제38회 일본 만화가협회상에서 우수상을, 제13회 문화청 미디어 예술제 만화 부분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일본에서는 실력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인기 만화가다. ‘리틀 포레스트’는 그의 대표작. 작가가 도호쿠 지방에서 자급자족 했던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냈다.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의 사계절을 아름답게 담아내기 위해 실제로 사계절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텃밭의 고추 감자 토마토 등은 물론, 논의 벼까지 스태프들이 직접 심고 기르며 농사를 지었을 만큼 공들여 촬영했다.
앞서 2015년 일본의 동명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이 선보여지기도 했다. 이들 영화는 여름과 가을, 겨울과 봄의 2편으로 나누어 개봉했지만, 국내판에서는 한 편에 사계절을 모두 담았다. 시간의 흐름이 두드러지고 속도감·리듬감이 더해졌다는 게 특징이다.
김태리가 연기한 주인공 혜원은 고향에서 사계절 동안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제철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과정과 함께, 재하 은숙 등 주변 인물들과의 정서적 교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등장하는 음식들은 모두 혜원의 기억과 맞물려 있는데, 요리를 하면서 잊고 있었던 ‘말없이 떠나버린 엄마와의 기억’들과 마주하고,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따뜻하게 그려진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20대들의 모습을 옮겨 놓은 듯한 재하 은숙 캐릭터 또한 관객의 깊은 공감을 자아낼 것으로 보인다. 임순례 감독은 “요리보다는 인물들의 이야기에 포커스를 두고 만들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임순례 감독과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세 청춘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리틀 포레스트’는 오는 2월 개봉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