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 수감됐던 10대 청년이 복통과 혈변을 소년원 측에 호소했지만 별다른 진료를 받지 못해 출소 뒤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넉 달 가량 수감 생활 기간 동안 소년원 측은 변비약과 진통제만 처방했고, 외부 진료는 단 한 차례 허용됐다고 한다.
YTN은 15일 18세 A군이 소년원 생활을 한 뒤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군은 지난해 6월 춘천소년원에 들어간 지 한 달 뒤부터 복통과 혈변을 호소했다. 소년원 의무과에 비슷한 증상으로 31차례 진료를 받았지만 소년원 측은 신경이 예민해진 탓이라며 변비약과 진통제 처방만 했다.
A군은 수감생활 130일 동안 이같은 증상으로 제대로 먹지 못해 몸무게가 40kg 가까이 빠졌다. 한 차례 동네 내과로 외부 진료를 나갔지만, 증상은 계속됐고 추가 외부 진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춘천소년원 측은 10대의 경우 대장암 발병이 흔치 않은 데다 이 군이 당시에는 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YTN에 해명했다. 또 외부 진료에서도 특이사항이 드러나지 않아 증세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SNS를 통해 A군 사연이 확산되자 뒤늦게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출소한 뒤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A군은 국민신문고에 소년원 관계자 처벌을 요구하는 글을 올렸지만 법무부는 문제 없다는 취지의 서면 답변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A군 아버지가 SNS에 소년원의 행태를 고발하는 글을 올리고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자 감찰에 착수하겠다고 통보해 왔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