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이후 아파트 경비원 대량 해고가 일어나는 가운데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입주민과 경비원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울산의 한 아파트에는 경비·미화원들의 임금 인상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안내문이 게시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관리비가 부득이하게 늘어나게 돼 2가지 안으로 입주민 투표를 진행한다는 내용이었다.
첫 번째 안은 경비원과 미화원의 수를 유지하며 최저시급 7530원으로 급여를 인상하는 방안이었다. 이렇게 되면 가구당 매달 9000원의 관리비를 추가 부담해야 했다. 두 번째 안은 쉬는시간을 1시간30분 늘리고 근무자 인원수를 조정하는 거였다.
투표 결과 급여를 인상하자는 방안이 입주민 68%의 지지를 받았고, 6명의 경비원과 미화원들은 근무시간 조정이나 인원 변동 없이 일자리를 지키게 됐다. 매달 9000원의 관리비가 늘어나겠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데 뜻을 모은 결과다.
이 아파트의 박금록 주민자치회장은 뉴스1에 “이번 결정은 입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된 것 같다”며 “경비원분들도 공동체의 한 일원이기 때문에 상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주민들의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달서(63) 경비조장은 “입주민들께서 경비원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생각해주셔서 고마운 마음이고 힘이 난다”며 “주민들을 돕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조금이라도 더 주민들에게 안전함과 편리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