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가 외출에 나서려던 시민들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주 전국을 떨게 했던 한파는 한풀 꺾여 물러났지만 텁텁한 공기와 함께 미세먼지가 도착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기준 서울·경기와 충북,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의 미세먼지(PM10) 수준은 ‘나쁨’을 기록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평균농도가 ㎥당 30㎕를 넘지 않을 경우 ‘좋음’, 31㎕에서 80㎕ 이하일 경우 ‘보통’, 81~150㎕는 ‘나쁨’, 그 이상을 넘어서면 ‘매우 나쁨’으로 측정한다. 서울은 75㎕를 기록 중이며 최대 97㎕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텁텁한 공기는 공교롭게도 한파가 사그라듬과 동시에 찾아왔다. 동장군의 기세가 꺾인 틈을 타 중국발 미세먼지가 엄습했기 때문이다. 한파를 몰고 왔던 대륙고기압이 주춤한 사이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에 유입된다. 추위와 미세먼지가 보이는 반복적인 반비례 패턴이다.
2018년 첫날은 얼음을 얼리는 강추위와 함께 왔다. 이후 연일 영하의 평균기온을 기록했고, 올해 들어 가장 따뜻한 날이 14일 찾아왔다. 최저기온은 -4.4도 정도였고 낮 최고기온은 5.4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뿌연 미세먼지에 포근한 날씨의 반가움은 잠시였다.
‘최강 한파’를 자랑하며 무서운 기세로 전국을 얼리던 지난 12일의 하늘은 유난히 맑았다. 이날 서울의 아침 기온은 -15도 안팎을 기록했고, 낮 최고기온도 -5.4도였다. 반면 같은 날 미세먼지 수치는 25㎕로 ‘좋음’ 수준을 이뤘다. 오후 4시를 기준, -8.5도를 기록하며 가장 추웠던 지난 11일 역시 미세먼지 농도는 33㎕에 불과해 ‘보통’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추위와 미세먼지의 상관관계는 올겨울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 겨울의 경우 최저기온을 기록했던 2017년 1월 24일 서울·경기, 충청권의 미세먼지 수준은 오전 내내 평균을 웃돌았다. 오후 6시 이후 충청권의 미세먼지 수준은 ‘좋음’으로 되돌아왔지만 수도권 지역은 ‘나쁨’ 수준까지 오르는 곳도 있었다.
기상청은 오는 16일 비소식을 예고했다. 15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지역에서 새벽부터 눈이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어지는 포근한 날씨에 미세먼지 농도 역시 ‘나쁨’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 강원 영서, 충청권을 제외한 권역에서는 ‘보통’ 수준이 예고된다. 이후 16일 내리는 비와 함께 찾아오는 추위에 미세먼지의 기세도 수그러들 전망이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