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이강석③]이강석 어머니 “모든 경기가 아름답고 고마웠다”

입력 2018-01-12 19:33 수정 2018-01-13 00:27
이강석(33·오른쪽)이 12일 서울 노원구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전국동계체육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일반부 500m 경기를 마치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강석은 이 경기를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쳤다. 최현규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강석(33)의 은퇴 경기가 펼쳐진 12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사진촬영구역에는 그의 아버지 이기훈(58)씨와 어머니 노정희(58)씨가 와 있었다. 평소에는 관중석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보지만, 이날만큼은 보다 가까이에서 아들의 질주를 바라보고 싶었다 한다. 노씨가 들고온 꽃다발 속 카드에는 ‘고맙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노씨는 “모든 경기가 아름답고 고마웠다”고 했다.

-이강석 선수의 마지막 은퇴 경기입니다.
“강석이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최선을 다하는, 혼신의 모습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줬습니다. 모든 경기가 아름답고 고마웠습니다. 나이가 많으면서도 계속 운동을 해서, 요즘은 보기에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크시겠습니다.
“강석이 본인의 아쉬움이 90% 정도고, 저는 10% 정도입니다. 이렇게 오래도록 선수 생활을 해 준 것만으로 고맙습니다.”

-보람찬 순간이 있으셨을까요.
“모든 순간이 고맙지만, 세계신기록을 세운 날입니다. 경기가 열리는 미국에 함께 가지는 못하고, 한국에서 국제빙상연맹(ISU) 홈페이지를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경기가 벌어질 때 한국은 새벽이었습니다. 그 새벽에, 강석이의 경기 결과가 ‘월드 레코드’라고 해서, 모두가 환호했습니다.”

-스케이트 선수로 키울 생각은 언제 하셨습니까.
“강석이가 7살 때 YMCA 아기스포츠단에서 처음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대강 눈대중으로 보고 아무 스케이트나 주는 건데도, 강석이는 그걸 신고 빙판에 딱 섰습니다. 그때 ‘소질이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스케이트 선수인데, 이후 좋은 성적을 보여줘 늘 고마웠습니다.”

-올림픽 금메달이 없어 안타까움도 많이 샀습니다.
“부모가 내색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금메달이 없어서 제가 안타까운 것은 없습니다. 그저 강석이가 안쓰러울 뿐이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얼마나 피가 마르고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선수생활을 끝내는 이강석 선수에게 한 말씀을 전하신다면.
(어머니 노씨)“오늘 꽃다발에도 ‘고맙다’고만 써 왔습니다.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아버지 이씨)“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힘도 들었겠지만, 앞으로는 후배 양성에 힘쓰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경원 이상헌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