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진 사실
경기 고양시의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적어도 4만 년 전의 구석기 유물 8000점이 발굴됐다. 고고학자들은 자갈을 깨 만든 주먹도끼와 석기를 만들려고 떼어낸 돌인 격지, 격지를 떼어내고 남은 돌인 ‘몸돌’이라고 분석했다. 발굴이 끝나면 1만점을 넘길 전망이다. 중기구석기 유물이 한곳에서 이렇게 많이 출토된 건 처음으로 고고학계는 보고 있다.
새로 알아낸 사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고양시의 발표가 시기상조였다는 입장이다. 공사를 하려면 매장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사전에 문화재 발굴 조사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은 문화재청 관할이고 지자체는 협조기관에 불과하다.
그런데 협조기관인 고양시가 출토 유물에 대해 지난달 전문가 회의를 열고 연천 전곡리, 파주 운정지구와 같은 7만년 전 중기 구석기 유적일 것으로 추정해 발표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겨울이라 발굴 조사를 중단한 상태고 3월에 재개해 2~3개월 정도 더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현재 발굴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발굴 작업이 끝나면 전문가 검토를 통해 가치를 평가하고 보전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속도로 공사 중지나 재개 여부에 대해서도 “출토된 유물이 국가에 귀속될 때 검토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화재청이 문화재 발굴 현장을 보존하기로 결정할 경우 고속도로 공사 구간이 다소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고양시 관계자는 “문화재청에서 보존조치를 내리면 고속도로의 선형이 바뀔 수 있다”면서 “본선은 아니고 IC구간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