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지워진 채 거대 미로에 갇힌 아이들의 생존기. ‘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된다. 2014년부터 이어져 온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감독 웨스 볼·이하 ‘메이즈 러너3’)가 오는 17일 관객을 만난다.
“제겐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배우로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됐죠. 엄청난 경험을 했습니다. 이제 끝이라니 슬픈 감정이 북받치네요. 그렇지만 좋은 영화에 참여했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낍니다.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개봉을 앞두고 내한한 주연배우 딜런 오브라이언(27)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각 캐릭터들이 모두 성장한 것 같다”며 “어린 소년에서 성숙한 성인이 되는 과정이 시리즈에 담겼다”고 소개했다.
토마스 생스터(28)도 “메이즈 러너 팀과 5년을 함께했다. 즐거운 시간이자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동조했다. 그는 “시리즈가 끝나게 돼 아쉽지만 그동안 배우로서 성장했음을 느낀다. 여기서 배운 것을 가지고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시점이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미국 작가 제임스 대시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메이즈 러너’는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가 지구를 뒤덮은 상황을 배경으로 면역력을 가진 러너와 그들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집단 위키드가 벌이는 대결을 그린다.
전편에서 자신들이 위키드의 실험 대상이었음을 알아차린 러너들은 탈출을 감행해 미로로 둘러싸인 미지의 공간을 벗어났다. 하지만 민호(이기홍)가 다시 위키드에 납치되고,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뉴트(토마스 생스터) 등 동료들은 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다.
민호 역의 이기홍(32)은 “(동료들이) 빨리 구해줘야 내가 나가는데 너무 오래 헤매더라. 왜 그렇게 늦게 구해줬느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리즈의 인기 비결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관심사가 각 캐릭터 안에 녹아있다. 소설의 매력이 영화에도 잘 표현돼서 원작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답했다.
처음 방한한 오브라이언은 “한국에 오게 돼 행복하다”면서 “이틀 전에 입국했는데 많이 마시고 먹고 즐기고 있다. 아침에 코리안 바비큐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고 전했다. 성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고맙다면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생스터와 이기홍은 2015년 2편 ‘스코치 트라이얼’ 개봉 당시에도 내한한 바 있다. ‘러브 액츄얼리’(2003)의 귀여운 소년으로 얼굴을 알린 생스터는 “날씨가 춥고 일정이 워낙 빠듯해 서울 구경을 많이 하지 못했다. 남은 기간 동안 더 구경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이기홍은 2년 전보다 한결 유창해진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을 한국에 가져오게 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도 재미있게 봐주시면 고맙겠어요.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