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생일은 11월 13일, 둘째‧셋째 생일은 1월 8일.
임신할 확률도 낮은 세쌍둥이가 두달 간격으로 출생 연도까지 다르게 태어났다.
11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세쌍둥이를 임신한 손지영(35)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첫째 아이를 낳고 2개월이 지난 올해 1월 8일 나머지 두명의 쌍둥이를 출산했다.
셋다 남자 아이다. 해를 넘겨 출산함으로써 첫째 아이와 2명의 쌍둥이 사이에는 한살 터울이 나게 됐다.
쌍둥이 출산에서 이런 '지연 간격 분만'은 흔치 않다. 보통 태아 성장에 최적의 환경인 자궁 속에 가능한 오래 머물도록 할 목적으로 시행된다.
의료진은 임신 25주에 양막이 터져 첫째 아이를 조산해야 했던 상황에서 나머지 2명의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 좀 더 자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첫 아이 출산후 자궁경부를 봉합했고 분만을 늦추기 위해 자궁수축억제제를 썼다. 2명은 임신 33주만에 세상의 빛을 봤다.
세쌍둥이는 현재 퇴원 기준인 임신 주수 35주를 채우기 위해 신생아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 머무르고 있다. 병원 측은 3명 모두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주치의인 산부인과 전종관 교수는 “첫째 출산이 너무 일러 나머지 쌍둥이들에게 성장할 시간을 주기위해 이같이 결정했는데 모두가 건강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연 분만은 보통 1주일 안에 다 끝나는 데 3명의 아기를 8주 이상 간격을 두고 출산시키고 모두 생존한 것은 국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