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대전시장 ‘불출마’ 선언…“흔들렸지만 내 역할 집중”

입력 2018-01-11 13:48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 예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월 지방선거 대전시장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수위를 지켜오던 박 의원이 출마를 고사하면서 대전시장 선거전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고민을 끝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불출마 입장을 전하고 대전 시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박 의원은 글 첫머리에서 “저도 인간인지라 여론에 흔들리고 새로운 도전에 응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무엇보다 너무도 많은 대전 시민들의 분에 넘치는 기대와 신뢰가 저로 하여금 고뇌의 밤을 지새우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어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새롭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는 많은 부담이 따른다”며 “이제 고민을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적폐청산 등 당내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박 의원은 현재 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을 맡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 통과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 등 굵직한 현안에 관여 중이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 실소유주 의혹이 일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비자금 조성 의혹 규명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의원은 깊은 갈등과 고민에도 불출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에 대해 적폐청산문제가 크게 작용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문재인정부는 촛불 국민의 적폐청산에 대한 여망 위에 탄생한 정부”라며 “조사와 수사는 중단이 없었으나 제도와 시스템의 개선은 아직도 먼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혼자만이 감당할 과제는 아니지만 재작년 그리고 작년의 저는 치열했다고 자부한다”며 “지금 대전 시민들의 기대는 맨 앞에서 격한 목소리를 내는 저에게 보내준 응원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촛불 국민의 가장 큰 열망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이고 대전 시민들 역시 촛불 국민”이라며 “저를 신뢰해주신 대전 시민분들께 보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저를 선량으로 만들어주신 유권자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며 “그것이 대전 시민들의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엎드려 이해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유력 주자였던 박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 내 시장 후보군은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구·4선)과 허태정(재선) 유성구청장으로 압축됐다.

자유한국당도 당내 후보군 간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박성효 전 시장과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구), 육동일 충남대 교수, 박태우 한국외대 초빙교수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