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인스타 설전’ 후 잠수, 한서희-강혁민 사건의 전말

입력 2018-01-11 13:19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가 3일간의 인스타 공방전 끝에 자신을 고소한 강혁민에게 사과했다. 고소를 당한 다음날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소해도 되지만 엮지 말라”며 경고했던 한서희는 결국 강혁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사진 = 강혁민 인스타그램

◇ 8일 오후 강혁민, 한서희 포함 1만명 고소

강혁민은 8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원수가 많아 증거 자료를 모으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네요. 오늘 한서희씨 외 악플러 1만명을 고소하고 왔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남자라는 이유로 모두를 싸잡아서 욕하고 비하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 운동이 SNS 계정 주소를 공개해 많은 사람이 악플을 작성하는 것이라면 더더욱 사회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고소 배경을 밝혔다.

사진 = 강혁민 인스타그램

앞서 한서희는 인스타그램에 남성을 비하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에 강혁민은 한서희에게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쓴소리를 남겼고, 한서희는 자신의 SNS 계정에 강혁민을 가리켜 “예비 강간범”이라며 공개 비난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9일 한서희, 강혁민 저격

한서희는 9일 인스타그램에 “고소해도 되지만 내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 엮이는 것이 내 사이즈와 맞지 않다”며 “고소는 원래 조용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집행유예(기간)이라 해서 민사소송으로 형이 선고될 것이라는 무식한 소리는 하지 말라”고 적었다.

3시간쯤 뒤에는 강혁민이 지난해 11월 28일 ‘양성평등보다 남성 혐오가 앞세워졌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서희의 페미니즘에 반론을 제기했던 게시물 캡쳐와 함께 “가만히 있는 사람을 먼저 때려놓고 속상하다. 피해자는 나다. 행보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후 한서희는 자신의 셀카와 함께 “휴 이쁜 내가 참아야지”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 = 강혁민 인스타그램

◇ 10일, 한서희 강혁민에 사과

팽팽했던 두 사람의 설전은 10일 한서희가 강혁민에게 고소 취하를 부탁하는 전화를 걸면서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강혁민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서희와) 전화 통화를 통해서 고소 취하에 대한 부탁과 사과를 받았다”며 “여러 키보드워리어(인터넷의 익명성에 기대 악플을 남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 분들을 격리하기 위함과 수많은 여성분들의 미래를 위해서 고소 취하는 어렵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혁민은 한서희가 ‘메갈리아’(여성 혐오에 남성 혐오로 맞서는 페미니즘을 추구하는 커뮤니티)를 비판했다며 “자기 자신은 소위 말하는 ‘메갈’이란 것들과는 다르며, ‘메갈’이라는 분들도 자기는 싫으시다고 말씀해주셨다”라고 폭로했다. 강혁민은 “(한서희가) 그동안 저지른 일들도 사람들이 자신에게 그 운동(페미니즘)의 대표로서 부담을 주고 기대하기 때문에 한 일들이 많다고도 고백했다”며 “그동안 한서희씨 옹호해주신 분들만 불쌍해진 것 같네요”라고 덧붙였다.

강혁민은 “지금은 이미 고소가 진행되고 있고 한서희씨의 부탁대로 취하는 어려울뿐더러 저의 의지와 각오는 처음과 변함이 없습니다”라며 “변호사님과 함께 저에게 한 말들이 사실인지와 진심으로 반성을 하고 있는지 한서희씨의 앞으로의 행동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 10일 오후, 한서희 심경글 게재

강혁민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서희의 ‘메갈’ 비판글을 본 일부 여성들과 ‘메갈’ 이용자들은 한서희의 인스타그램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한서희는 장문의 심경 글을 올렸다.

한서희는 강혁민과의 통화에서 ‘메갈이 싫다’라고 한 이유에 대해 “저는 메갈리아에서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나 행보들을 절대 부정하지 않습니다”라며 “메갈리아와 맞지 않지만 그들도 페미니스트입니다. 불편을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제가 엉겁결에 페미의 대표처럼 되어버려서 가끔은 부담과 책임감을 느낄 때가 많다”며 “그러한 이유로 가끔 내가 좀 더 나서줘야 될 것 같고, 또 좀 더 세게 말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게시물을 쓸 때가 종종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전화통화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제 고소 건에 대한 고소 취하 부분은 제가 여쭤본 게 맞습니다. 저에 대한 고소는 고려해보시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그분께서는 진지하게 고려해보겠다고 하시고 정해지면 전화 다시 드리겠다고 하고 전화통화를 마무리 지었었습니다”라며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습니다. 메갈이 싫다고 한 점에서 불편함을 느끼셨다면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사진 = 강혁민 한서희 인스타그램

◇ 한서희, 합의 물은 배경 “무서웠다”


해당 글이 게재되고 세 시간 후 한서희는 또 “고소 취하 고려해보시면 감사하다고 말하는 거 쉽지 않았다”라고 시작하는 심경 글을 올렸다. 그는 “변호사님께도 몇 번을 여쭤봤는지 모르겠다”며 “우선 사과는 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았고, 합의 여부에 대해서도 여쭤봤더니 변호사님은 서희씨가 사과를 하고 싶으시거나, 합의 여부를 묻고 싶으면 그렇게 해보시라고 말리진 않겠다고 하셨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사실 그 순간에도 망설였습니다. 혹시 오해를 사면 어쩌나 했습니다”라며 “하지만 제 상황이 상황인 만큼 합의 여부를 여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통화하면서도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통화 중 혁민씨의 ‘아슬아슬한 건 아시죠?’라는 말에 순간 저도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통화 마지막 무렵에 합의 여부를 여쭙게 된 겁니다. 몇몇 분들께서 저에게 실망감, 또는 배신감을 느낀 그 감정들 이해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한서희는 11일 오전 현재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돌린 상태다. 한서희는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지난해 유아인·하리수 등과 페미니즘 관련 설전을 벌여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에는 페미니즘 관련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 페미니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판매하며 가격 논란에 휩싸였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