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엄마들 EBS 앞 항의집회

입력 2018-01-10 19:01
학부모들이 10일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EBS 앞에서 동성애와 급진적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음란방송을 내보낸 장해랑 EBS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신현가 인턴기자

계란투척에서 로비점거, 1인 시위까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부적절한 방송 때문에 엄마들이 단단히 뿔났다.

학부모들은 10일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EBS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장해랑 사장의 퇴진과 ‘까칠남녀’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했다.

섹스 도구샵을 운영하는 여성은 최근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이 바나나는 물론 참외도 자위도구로 이용한다’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오이 당근 바나나 등을 EBS 입구에 놓고 시위를 벌인 김수진(43)씨는 “다섯 아이의 엄마인데, 학부모와 학생이 주요 수요자인 교육방송에서 어떻게 ‘하루에 한번 자위 하느냐’ ‘오이와 참외로 자위한다’는 등의 저질 멘트가 나올 수 있느냐”면서 “뿡뿡이 뽀로로를 방영하던 교육방송이 언제부터 음란 케이블 방송으로 전락했느냐”고 성토했다.

학부모들은 10일 경기도 고양 일산동구 EBS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장해랑 사장의 퇴진과 ‘까칠남녀’ 프로그램의 폐지를 촉구했다. 신현가 인턴기자


학부모들의 시위는 지난달 28일부터 매일 계속되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송희옥(35)씨는 9일 “‘까칠남녀’에 한 여성이 나와 ‘어떤 남성과 하룻밤을 자고 임신을 했는데 그 남성이 오히려 내 아이가 맞냐고 따졌다. 한국도 이제는 자유롭게 낙태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면서 “성인 방송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교육방송에 나오는 걸 보며 기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 아이들 보는 방송에 그런 걸 내보내느냐”고 호통을 쳤다.

이수진 미래인재양성을위한네트워크 대표도 “교육방송에서 어떻게 여자 성기에 오이, 참외를 넣는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느냐”면서 “EBS 직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아이들 데리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EBS 돌 표지석에 계란과 밀가루를 투척했다. 5일에는 EBS 사옥 로비를 점거하고 장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9일 학부모들이 던진 계란과 밀가루로 얼룩진 EBS 표지석.


EBS는 매주 ‘까칠남녀’에서 초등학교 수업에 퀴어축제를 소개하고 ‘남자에게 (개)목줄이 필요하다’는 초등학교 여교사의 왜곡된 페미니즘을 미화시켰다. 또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출연시켜 동성결혼 합법화와 차별금지법 제정을 옹호했다.

참다못한 학부모들은 방송 관련자 처벌 및 프로그램 폐지, 동성애의 실체를 알리는 방송 제작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장 사장 고발과 연간 177억원에 달하는 시청료 납부 거부운동에도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EBS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BS 관계자는 “동성애자가 방송에 나왔다고 해서 폐지를 요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페미니즘과 관련해 별도의 입장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