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시 미군기지 침입을 시도한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중국 첩자를 제거하기 위해 진입했다"라며 황당한 진술을 하기도 했다.
평택경찰서는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A(49)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4시40분쯤 자신의 쏘나타 차량을 이용해 미군기지에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앞서 3일 오후 6시20분쯤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미군기지에 진입하려다 나오는 차량에 막혀 진입에 실패한 뒤 달아났다.
다음날인 4일 오전 11시쯤에는 기지 입구 주변에 차를 세운 뒤 고함을 지르다가 달아났으며, 같은 날 오후 4시20분쯤에는 낚시 가방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들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하다가 달아났다.
당시 경찰은 미군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A씨는 이미 달아난 상태였다.
A씨는 6일 재차 침입을 시도했고, 차에 탄 상태로 신분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기지 내로 진입했다. A씨는 수십여m를 달아났으나, 비상소집된 미군 헌병대에 의해 붙잡혀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사망한) 당숙할아버지가 비상령을 선포하라고 지시했다"며 "미군기지 내에 있는 중국인 첩자를 제거하기 위해 진입했다"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충남 모처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조치했다.
A씨는 과거 정신병력으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으며, 현재 양극성장애(조울증)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주한미군은 9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명의에 성명을 내고 "이 남성이 두 번이나 미군기지로 무단 침입을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