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하하하” 웃은 순간… 열성 지지자 질문에 “내 악플도 많아”

입력 2018-01-10 13:32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나보다 많은 악플에 시달린 정치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열성적 지지자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서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집권 첫 신년사를 발표한 뒤 1시간 넘게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즉석으로 답했다. 청와대와 출입기자단은 기자회견을 앞두고 사전 질의서를 교환하지 않았다. 이른바 ‘각본 없는 질의응답’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 질문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 지지자들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제19대 대통령선거 과정과 지난해 5월 10일 집권한 뒤부터 공약이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의견에 일부 열성적 지지자들이 공격적인 태도로 문 대통령을 ‘방어’하는 현상과 관련한 질문이었다.

이 물음을 건넨 기자는 “그래야 (비판적) 기사도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고, 문 대통령은 다소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기사에 대한 독자의 의견을 과거부터 받았겠지만 지금처럼 활발하게 많은 댓글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활동기간 내내 언론의 비판만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공격이나 비판을 받는다. (정치인에겐)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나보다 많은 악플이나 문자메시지·트윗 비난을 받은 정치인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와 생각이 같든 다르든 유권자인 국민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자도 그런 부분을 조금 담담하게 생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 질문의 당사자인 기자들로 가득 찬 영빈관은 곧바로 웃음바다가 됐다. 문 대통령도 “하하하” 소리를 내며 함께 웃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