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왱]악플 너무 많아요! 외국도 그런가요?

입력 2018-01-10 12:35



한국, 선플 대비 악플 4배 많아

여고생이 쓰러진 할머니를 구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얼굴이 왜 저래요?”

중학생이 추위에 쓰러진 할아버지에게 패딩을 벗어줬단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렸죠.
“이 새끼 방송 타려고 일부러 그랬구먼”
“패딩이 싸구려네”

악플이 많이 달린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심각한 건지를 묻는 취재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가 쓴 책 ‘모멸감’엔 우리나라와 일본, 네덜란드의 악플과 선플 비율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은 악플이 선플보다 4배나 많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정반대입니다. 악플보다 선플이 4배 많았죠. 네덜란드는 선플이 압도적입니다. 악플보다 9배나 많으니까요.

우리나라는 악플이 많은 만큼 신고 건수도 많습니다. 2016년 네이버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뉴스 댓글 중 악플로 신고되는 게 하루 평균 2만3700여개나 된답니다. 써놓고도 민망했는지 스스로 지운 댓글도 전체 댓글 대비 일반 뉴스는 17.32%, 연예 뉴스는 16.62%에 달했습니다.

반면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카페·블로그 등 커뮤니티엔 신고된 악플이 전체 0.1% 밖에 안됩니다. 익명성이 악플을 부추긴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겠죠.

악플, 칼처럼 다가오는 언어


나은영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한국의 심각한 악플 현상의 원인으로 높은 분노지수를 꼽았습니다. “국가정신건강센터에서 분노 수준을 측정했대요. 평균적인 분노수준이 높게 나타났어요. 강렬한 감정을 느낀 사람은 경험을 타인에게 얘기하고 싶어해요. 이러한 분노가 외부로 표출된 게 결국 악플입니다”

나 교수는 그래서 인터넷도 사람 사는 곳이란 걸 가르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악플은 컴퓨터에다가 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사람이 안 보이는 거예요. 여기에 글을 올리면, 사람이 칼처럼 다가오는 언어를 맞게 된다는 교육을 잘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댓글 달 때 모니터 너머 사람을 먼저 생각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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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