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주혁이 남기고 간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가 관객을 만날 채비를 마쳤다. 오는 2월 설 개봉을 앞두고 작품을 처음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흥부’는 고전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작품.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는 조근현 감독과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이 참석했다.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로 돌아온 정우는 “작자 미상의 소설 ‘흥부전’을 소재로 한다는 점이 새로웠다”며 “평범한 듯 보이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별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에 끌렸고 매료됐다”고 말했다.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 조항리 역을 맡은 정진영은 “힘든 백성들을 돕는 동생 조혁과는 달리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이 행동하는 악인을 연기했다”고 귀띔했다. 당파 간 싸움으로 힘을 잃은 왕 헌종을 연기한 정해인은 “헌종의 내적 갈등과 외적인 연약함을 연기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왕권을 노리는 또 다른 세력 김응집 역의 김원해는 “조항리를 맡은 정진영 선배님이 워낙 큰 배우이기 때문에 그 대척점에 선 인물로서 무게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흥부의 절친한 벗 김삿갓 역의 정상훈은 “실존 인물 김삿갓에 대해 많이 공부했고 그가 가진 사연을 역할에 녹여내려고 노력했다. 묵직한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근현 감독은 “‘흥부전’의 블랙코미디가 작품 속에서도 제대로 표현됐는데, 이런 해학과 풍자를 배우들이 잘 표현해주어 놀랐고 고마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작 ‘봄’ ‘26년’에서도 섬세한 감각과 타고난 연출력을 보여준 바 있다.
‘장화, 홍련’ ‘형사 Duelist’의 미술감독으로 독창적인 미장센을 선보인 바 있는 조근현 감독은 “영화에서 마당극을 제대로 구현하고 싶었다. 현대적인 느낌이 나는 것 대신 실제 조선 시대에 있었을 법한 소품을 사용했다. 관객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끝으로 정우는 “오랜만에 공식적으로 인사드리게 되어 기쁘고 추운 날씨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정진영은 ”신명이 밑바탕에 깔린 영화이니 설에 가족들과 함께 극장에서 즐겨주시길 바란다. 또 영화 속에 살아있을 김주혁 배우도 기대해달라”고 얘기했다.
정해인은 “날씨가 많이 추운데 설 명절에 보러 오셔서 따뜻함을 가져가셨으면 좋겠다”고, 김원해는 “역사에 상상력을 버무려서 설날에 큰 선물을 준비했으니까 모처럼 삼대가 손잡고 극장에서 만나 뵈었으면 좋겠다”고, 정상훈은 “가족 모두가 볼 수 있는 흥부 극장에서 뵙겠다”고 인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