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창올림픽 참가·군사당국 회담 개최 합의…속전속결 남북회담 마무리

입력 2018-01-09 21:37 수정 2018-01-09 21:38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종료회의를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포함한 대표단 참가가 확정됐다. 남북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 및 다른 분야의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측이 우리 측의 한반도 비핵화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일부 잡음도 없지 않았다.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은 9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회담을 열어 3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은 “남측 지역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북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남측은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했다. 남북은 향후 북측의 사전 현장 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 문제 등을 논의할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회담 일정은 추후에 문서로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또 현재의 군사적 긴장 상태를 해소하자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위해 군사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했다. 남북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 등 기존의 남북선언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자는 데 합의했다.

우리 측은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제안했으나 공동보도문에 넣지는 못했다. 다만 북측은 공동입장 등 사안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북한은 오전 회담에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우리 측에 설명했고, 정부는 오후 2시 서해 군 통신선 연결을 확인했다. 이로써 판문점 연락관 채널과 함께 2016년 2월 단절됐던 남북 간 소통 채널은 1년11개월 만에 모두 복원됐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언급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 정착을 위한 제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측의 비핵화 발언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위원장은 서해 군 통신선 복원이 이미 지난 3일에 우리 측이 뒤늦게 공개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성은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