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공개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넥쏘 앞에서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친환경과 자율주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현대차는 CES 공식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넥쏘를 선보였다. 넥쏘는 덴마크의 섬 이름으로, ‘첨단 기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넥쏘는 5분 충전만으로 수소전기차로서 세계 최고 수준인 600㎞ 가까이 주행할 수 있다. 또 차세대 동력인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기반으로 ‘레벨2’ 수준(미국 자동차공학회 기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운전자보조시스템(ADAS)까지 갖췄다.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 등 첨단 안전·편의시설도 탑재됐다. 넥쏘는 올해 3월 국내에 출시된다.
정 부회장은 수소 전기차의 전망을 묻는 외신 기자들에게 “지금은 수소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 않지만 20년 안에 수소전기차와 전기차의 비중이 함께 커질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콘퍼런스에 참석한 오로라의 크리스 엄슨은 “현대차의 혁신적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에 자율주행 플랫폼을 탑재, 기술을 연구·개발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오로라는 2021년까지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을 스마트시티 내에서 우선적으로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차의 경쟁업체인 일본 도요타의 아키오 도요타 사장도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직접 다목적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인 ‘e-팔레트’를 소개했다. 소형 승합차 정도의 크기인 e-팔레트는 전기로 움직이는 개방형 자율 운송수단이다. 출·퇴근 이동 등 기존의 차랑 공유를 넘어 배달, 이동식 상점 등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과 우버, 피자헛 등이 도요타와 동맹을 맺고 e-팔레트 서비스를 시작한다. 도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e-팔레트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도 ‘스마트시티’를 주제로 한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오토 발레 파킹’을 소개했다. 올해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등 미국 20개 도시에 시범 출시하는 이 시스템은 운전자 없이도 클라우드 컴퓨터와 연결된 자동차가 직접 인근의 빈 주차 공간을 찾아내고 이동해 주차한다. 보쉬는 독일 다임러그룹과 손잡고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벤츠 박물관에 오토 발레 파킹을 도입할 예정이다.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도 새로운 모빌리티 콘셉트로 ‘Bee(Balanced Economy and Ecology mobility concept)’를 공개했다. Bee는 경제성과 환경을 고려한 모빌리티로 자율주행과 전기화, 커넥티비티가 주요 특징이다.
라스베이거스=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