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일 재협상 없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억울하고 분해”

입력 2018-01-09 16:43

문재인정부가 박근혜정부 시절 맺은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일본에 요구하지 않기로 하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분하다”며 억울함을 내비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을 발표한 직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인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에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부가 한·일 위안부 합의에 내용·절차상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면서도 재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인 이옥선 할머니는 “죽기 전에 사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무효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죄를 꼭 받아내고 법적 배상도 이뤄져야 하는데 박근혜정부가 잘못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고 했다. 동명의 대구 출신 이옥선 할머니도 격앙된 목소리로 “일본이 사죄토록 해야 한다”며 “억울하고 분하다”고 말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이날 발표에 대한 할머니들의 생각을 모아 입장문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키로 했다. 안 소장은 “잘못된 합의라면서 재협상은 안 하겠다는 것은 할머니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치적으로 야합해 엉터리 합의를 했고 문재인정부는 합의를 파기하겠다던 공약을 지키지 않고 할머니들을 기만했다”고 덧붙였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