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기와 국가에 대한 ‘예의’를 유독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작 본인이 국가 가사를 얼버무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웃음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 대학풋볼 내셔널챔피언십 조지아대학과 앨라배마대학의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순간 관중석에서는 ‘우~’하는 야유와 ‘와~’하는 환호가 동시에 터졌다.
잭 브라운 밴드의 연주로 국가가 울려 퍼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국민의례를 했다. 하지만 국가 중 ‘마지막 광휘에 환호하는 우리들의 긍지(What so proudly we hailed at the twilight's last gleaming)’ 부분을 얼버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모습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퍼져 나갔다.
백악관은 언론의 논평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Trump doesn’t know the words to the anthem??
— adam ferrone (@_rone)
트럼프 대통령은 소수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뜻으로 미국 국가 연주 때 무릎을 끓어 시위한 미국프로풋볼(NFL) 스타를 비난하고 지지자들을 향해 NFL 보이콧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NFL 선수들은 단체로 ‘무릎꿇기’에 나서며 트럼프의 발언에 저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틀란타로 이동하기 직전에도 트위터에 “우리는 우리의 국기가 존중받고, 우리의 국가 또한 존중받기를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트위터에 “국가 가사를 모르는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콜린 캐퍼닉? 트럼프, 당신은 치욕이다”는 글을 올렸다. 콜린 캐퍼닉은 앞서 흑인 등 소수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며 ‘무릎 꿇기’ 운동을 확산시킨 선수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