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서부 일대를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드니는 최고 기온 47.3도를 찍었고 수천세대의 전기가 끊기는 등 전국이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가운데 수천마리의 박쥐들이 폭염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시드니 서부 캠벨타운 지역은 45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이같은 폭염으로 같은 지역 박쥐 서식지에서는 최대 수천마리의 박쥐가 떼죽음 당한 채 발견됐다.
죽은 박쥐들은 땅에 떨어진 채 널브러져 있었고, 죽은 채로 나무에 달라붙어 있기도 했다. 일부 박쥐가 숨이 붙어있는 채로 발견됐는데, 구조 대원들은 즉시 영양분을 공급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박쥐 서식지 관리자인 케이트 라이언은 “박쥐들은 그늘 없는 모래밭의 중간에 서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을 것”이라며 “사실상 산 채로 익혀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폭염에 시달린 박쥐가 떼죽음 당하는 일은 여러번 있었다. 지난해 2월 뉴사우스웨일스주 리치먼드 밸리 지역 서식지에서는 2000마리 이상이 몰사했고 2014년에도 비슷한 수의 박쥐가 죽었다. 같은 해 카지노 지역에서는 5000마리의 박쥐가 폭염에 집단 폐사했고 퀸즐랜드주에서도 10만 마리의 박쥐가 죽은 채 발견됐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