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기술자 이근안 최신 근황… “다세대 지하방에서 홀로 지내”

입력 2018-01-09 13:34

영화 ‘1987’에서 박종철이 숨졌던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관장하던 박처원 처장(김윤석)의 심복으로 알려진 고문기술자 이근안(81)씨의 근황이 전해졌다. 낡은 다세대 지하방에서 홀로 외롭게 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서울 동대문구의 한 다세대 주택 지하방에 살고 있는 이씨의 근황을 보도했다. 내복 차림으로 취재진과 맞닥뜨린 이씨의 행색은 늙고 배 나온 80대 노인 딱 그 모습이었다고 한다. 강하고 날카롭던 예전 눈빛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부인은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홀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취재진에게 “인터뷰 안 해”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이씨는 이튿날 다시 찾은 취재진에게 “지금 30여 년 전 얘기요. 본인 기억도 잘 안 나고, 관련된 사람들 다 죽고 나 혼자 떠들어봐야 나만 미친놈 된다”며 “살 거 다 살고 나와서 지금 이렇다저렇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마지막이라도 행복하게 사셔야 하지 않겠느냐’는 설득했지만 그는 “절대 안 한다”고 입을 닫았다.

이씨는 19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당시 대공분실장이던 박씨의 경호원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씨의 도움으로 대공 업무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1985년 김근태 당시 민청련 의장을 고문한 혐으로 1988년 12월 법원이 기소하면서 11년간 도피 생활을 했다. 박씨가 이씨의 도주를 도왔고 뒤를 봐줬다고 한다. 이후 1999년 자수해 7년 만기복역 후 2006년 출소했다.

이씨는 출소 직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똑같이 할 것이다”며 “당시 시대 상황에서는 애국이었고, 애국은 남에게 미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