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가 9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시작됐다. 29개월만에 열리는 남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언론들도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 관영 CCTV는 9일 회담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서울 특파원을 화상 연결해 통일대교에서 회담 소식을 중계하기도 했다. 과거 남북 회담 경과와 한국 시민들 반응, 전문가 분석 등도 잇따라 보도했다. 또 북한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시 북한 응원단이 동행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도 비중 있게 다뤘다.
환구망은 이번 회담 배경을 상세히 소개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회담”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평화의 집’에서 ‘평화의 꽃’을 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회담 이후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예상했다. 환구망은 “미국은 남북 대화를 밖에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핵 개발을 멈추게 하기 위해 대북 압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며, 한국과 미국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군사 연합훈련을 할 것으로 보여 차후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나데일리도 남북 회담을 비중있게 보도하며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또 “북한이 도발 중단에 대한 보답으로 한국에 올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정지융 중국 푸단대 한국·북한연구센터 주임은 환추스바오 기고문에서 “남한이 북측이 내민 ‘올리브 가지’(평화의 제스처)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반응하면서 한반도 긴장 정세를 완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정 주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태도 변화도 한반도 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서 “이번 남북 접촉이 북미간 직접 대화로 이어진다면 이는 한국의 대북 정책의 성적으로 기록되고 한반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남북 회담을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정 주임은 “꽁꽁 얼어 굳은 사람에게 찬바람은 더 웅크리게 하지만 햇볕은 그의 몸과 마음을 열리게 할 것”이라며 “한반도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절대 전쟁이 아니며 단지 대화와 협의일 뿐”이라고 말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