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가 8일 새벽(한국 시간) 셀타비고 원정경기에서 리그 8번째 무승을 기록하며 승점 32점에 그쳤다.
지난 12월 23일 선두 FC바르셀로나를 안방으로 불러내 0-3 대패를 당한데 이어 또다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바르셀로나와 무려 16점 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우승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네딘 지단 감독 역시 8일 현지 매체를 통해 “바르셀로나 승점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계속 이겨야한다”고 말하며 암묵적으로 우승 경쟁이 끝났음을 시인했다.
최악의 분위기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할 당시의 위엄은 사라졌다. 리그 5위 세비야가 승점 29점으로 맹추격하며 천하의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선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최고조의 분위기인 파리생제르망(PSG)을 상대해야한다.
이에 따라 전년도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팀의 부진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16-2017시즌은 팀의 더블(프리메라리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맹활약 했지만 이번 시즌은 다른 모습이다. 매 경기 선발로 풀타임 출장하며 기회를 받고 있지만 지단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셀타비고 전에서는 두 골 실점 모두 빌미를 제공했다. 1대1 기회까지 놓쳤다.
레알의 부진이 지속되자 지난 해 말, 스페인 축구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테리 깁슨은 “호날두가 아무데서나 슈팅을 시도하다보니, 영점이 정확하지 않다”며 매 경기 20개의 가까운 슈팅을 쏘아대는 호날두의 골 욕심과 난사를 부진의 이유로 지적했다.
실제로 호날두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82개 슈팅을 날렸지만 필드골은 단 3골에 불과하다. 27슈팅 이상을 날려야 겨우 1골을 기록하는 수치다. 지난 해 말엔 55슈팅 1골을 기록하며 슈팅대비골수 유럽 5대 리그 최하위인 710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기까지 했다. 호날두 최고 장점인 특유의 오프더볼 움직임까지 엉망이다.
한 때 세계 최고의 공격진으로 꼽히던 BBC(벤제마-베일-호날두)라인 역시 옛말이다. BBC 총합 리그 득점이 10골에 불과하다. 지난 여름 첼시로 이적한 알바로 모라타 혼자의 리그 득점과 똑같다. 떠나보낸 하메스와 모라타의 부재가 너무나도 뼈아프게 다가온다.
반면 라이벌 FC바르셀로나는 압도적으로 득점 1위(16골)를 달리는 리오넬 메시의 엄청난 활약속에 리그 무패를 기록 중에 있다. 또한 2000억원이 넘는 이적료를 지불하며 리버풀에서 필리페 쿠티뉴까지 영입한데 이어, 도르트문트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이름을 날렸던 오스만 뎀벨레까지 최근 부상에서 복귀하며 경기에 투입됐다.
레알은 계속되는 공격진의 부재로 토트넘의 해리 케인을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포체티노 감독이 놓아주려하지 않는데다 케인 역시 구단에 대한 충성심이 강해 쉽지만은 않다.
첼시의 에당 아자르와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 역시 이적설이 도는 가운데, 지단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서 아무런 영입도 하지 않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호날두-벤제마를 고집했던 지단 감독의 욕심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선 반드시 변화가 필요한 레알이다.
송태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