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장애인 여성이 공항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장애인 같지 않다”며 거절당한 사연이 공개됐다.
23세의 나탈리 올포트-그랜섬은 지난달 31일 프랑스 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영국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했다. 사전에 직원의 도움과 휠체어 사용을 신청해둔 상태였다.
올포트-그랜섬은 티켓을 예매한 지난해 11월 5일 휠체어 서비스를 신청했기 때문에 자신의 휠체어를 따로 챙겨오지 않았다. 그의 티켓에는 ‘보호가 필요한 승객’이라고 명시돼 있었으며, 그에게 휠체어를 제공한 공항 직원은 “승강기가 없지만 다른 직원이 당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규정 상 휠체어는 탑승게이트 앞까지만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포트-그랜섬은 직원이 게이트 앞에서 휠체어를 도로 가져간 이후에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한 직원에게 짐을 옮기고 자신을 비행기 안으로 안내해달라고 부탁하자, 해당 직원은 “짐을 들어주길 원한다면 50유로를 따로 지불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올포트-그랜섬이 사전에 장애인 보조 서비스를 신청했으며 비행기에 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음에도 “나는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일한다”며 거절했다. 또 “의사가 어떤 것도 내가 직접 들지 말라고 했다”는 올포트-그랜섬의 설명에도 “그럼 다음 번에는 무거운 짐을 들고 오지 마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엘러스-단로스 증후군과 마판 증후군, 체위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을 앓고 있다. 엘러스-단로스 증후군이란 환자의 피부에 탄력이 사라져 피부가 축 늘어지고, 세포의 손상위험성이 커 타박상이 잘 생기는 유전질환이다. 마판 증후군은 근골격계, 심혈관계 및 눈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유전병이다. 체위성 기립성 빈맥 증후군이란 환자의 심박동수가 쉽게 높아져 자주 기절하는 병이다.
올포트-그랜섬은 “그가 기다리고 있던 장애인 승객은 바로 나였지만, 마치 나보다 더 장애인같이 보이는 사람을 찾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 직원은 ‘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여기 있는 것이고 당신은 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큰 소리로 내게 말했다”고도 말했다.
결국 올포트-그랜섬은 게이트 앞에서의 소란을 인지한 다른 직원이 그의 이름을 명단에서 확인한 뒤에야 장애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례한 언행을 한 직원에게서 어떠한 사과도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올포트-그랜섬은 이후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전에 도움을 신청한 사람들 명단이 있었을텐데 내 이름을 묻지도 않았다”며 “목록을 확인하지도 않고 내 요청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올포트-그랜섬이 자신이 이용했던 라이언에어 항공사 트위터에 항의 메시지를 남기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스탠스테드 공항은 성명서를 통해 “올포트 씨가 그런 일은 겪은 것이 매우 유감”이라며 “당시 상황을 자세히 알아보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승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