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지르고 정신병원 탈출… PC방 달려간 게임중독자

입력 2018-01-08 14:46

게임중독으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가 불을 지르고 병원에서 탈출, PC방에 갔다가 검거됐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대구의료원 폐쇄병동에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 방화)로 입원환자 A씨(19)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후 4시25분쯤 자신의 병실 침대에 라이터로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병원 직원들이 초기 진화에 나서 10여 분만에 불은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폐쇄병동 환자 등 5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화재로 문이 열리자 환자복을 입은 채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 사복으로 갈아입은 뒤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평소 소방훈련 등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면 병동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 뒤 A씨가 사라진 것을 수상하게 여겨 A씨 집 주변을 수색하다가 사고 1시간여 만에 인근 PC방에서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게임 등을 하기 위해 병원을 탈출하려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라이터 반입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